도서관

75억 한라도서관에 사서직이 1명뿐?

그리운계절 2008. 3. 17. 22:22
75억 한라도서관에 사서직이 1명뿐?
개장 앞서 할일 태산-비전문가들만 '수두룩'
2008년 03월 17일 (월) 17:02:12 강정태 기자 webmaster@ijejutoday.com

   
  ▲ 올해 하반기 개관을 앞둔 한라도서관 조감도.  

"고려시대, 조선시대에도 도서관이 있었지만 일제시대 우리나라에는 도서관이 없었다. 일본이 한국 인재 성장을 억누르기 위해서였다"  "나를 키운것은 우리 동네 도서관이었다(빌 게이츠)"

 

새삼 말하지만 도서관의 중요성을 일컷는 말이다.

 

제주도가 75억원을 투입해 제주의 대표도서관으로 만들 계획인 한라도서관이 '무늬만 대표도서관'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올해 하반기 개장에 앞서 도서구입, 기틀 잡기 등 할일이 태산이지만 배정된 사서직은 단 1명에 불과했기 때문.

 

# 제주의 대표도서관인 한라도서관

 

한라도서관은 대지 2만4416㎡에 연면적 4502㎡의 지하1층.지상3층 건물과 900석의 열람석을 갖춘 제주의 대표 도서관으로 개장할 계획이다.

 

7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올해 하반기중 공사가 마무리돼 본격적으로 문을 연다.  운영비도 연간 27억원에 달한다.  또 도서관법 개정에 따라 한라도서관운영사업소가 설치되는 등 앞으로 제주도 대표도서관의 역할을 맡아 구심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대표도서관은 지난 해 4월 5일부터 시행된 개정도서관법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에 각각 1개소씩 설립 또는 지정되는 제도다. 말 그대로 지역대표도서관으로 선정되면 지역 공공 도서관의 협력과 정보 교류 활동을 주도하고 지역보존서고의 역할 수행 등의 임무를 맡게 된다. 또 지역 균형발전 등을 목적으로 광역자치단체가 수립하는 도서관정책도 수행하게 된다.

한라도서관운영사업소 관계자는 "일반도서관과는 차별화된 제주의 대표도서관이 될 것"이라며 "육지부의 경우 대표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을 활용하지만 제주의 경우 전국 최초로 새롭게 도서관을 짓고 있다"고 했다.

 

# 무엇이 문제인가

 

제주도는 지난 5일 상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인사발표에 앞서 제주도내 사서공무원들의 관심은 '한라도서관'이었다.  제주도내 대표도서관으로 성장할 예정이고 기초 틀을 잡아야 하는 초기단계였기에 그 어느때보다 전문인력 투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서관의 경우 한번 틀을 잘못 잡으면 쉽사리 바꾸기가 힘들다곤 한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한라도서관에는 행정직 공무원 9명에 사서직 공무원 단 1명만 배치됐다. 도서관 업무에 관련해선 문외한인 행정직 공무원들이 대거 발탁된 것이다. 사실 도서관 업무는 타 업무와 달리 독서교육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반행정직 공무원들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결국 실질적으로 단 1명의 사서공무원이 한라도서관을 제주도 대표도서관으로 만들어야 하는 초인적인(?)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가장 시급한 업무인 5만여권에 달하는 장서도 사실상 단 한명의 사서 판단에 의해 선정 구입해야 하는 등 출발부터 삐걱이게 생겼다. 

 

   
  ▲ 경기도 도서관 비전 2010 계획서  
# 타지역은 도서관은?

 

우리나라 지자체 중 도서관에 관한 정책은 경기도가 단연 두드러진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2006년 취임 후 '민선4기 경기도 도서관 비전 2010'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 도서관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김 지사의 야심찬 포부였다. 

 

김 지사는 당시 "지식정보기반사회인 현대사회에서 지식 편중 현상은 부의 편중 현상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이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보다 폭넓게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도서관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의해 지난 2006년 5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도서관정책팀을 신설, 도 도서관정책 개발과 인프라 구축, 사서 및 도서관 직원에 대한 지원 업무를 전담하게 했다.

 

또한 도서관의 통일된 운영기준 마련, 지역 대표도서관 설립 및 조례제정을 통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행정지원체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경기도의 경우는 특별한 케이스다. 김 지사의 안목과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경기도에서 사서공무원으로 재직중인 A씨(35, 여)는 "육지부의 경우 도서관 설계단계부터 전문 사서가 투입돼 작업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서가, 자료실, 문화공연장 등의 설계와 배치에 앞서 전문사서의 시각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 어떻게 해야 되나?

 

해법은 단순하다. 상식적으로 하면 된다.

 

제주의 대표도서관인 만큼 그 분야서 갈고 닦은 전문가들을 투입하면 되는 것이다. 그들의 경험과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장 쉽게 풀수 있는 길을 놓치고 있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평소 자녀들과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는 시민 김모씨(57, 제주시)는 "한라도서관은 귀신도 찾기 힘든 으슥한 곳(?)에 위치해 있다"며 "사서도 1명 밖에 없어 유령도서관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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