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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왕의 길] 고증 甲, 연기 甲이었지만 조기종영한 비운의 MBC 정통 사극

그리운계절 2013. 4. 30. 22:59

 






1998년에 방영된 "대왕의 길"이긔.

"무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MBC의 마지막 정통사극이라 할만한 작품이긔.


임충 작가님이 야심차게 영조와 정조시대를, 정사를 토대로 조명해내겠다고 집필하신 드라마이고,

당시에는 mbc에서도 굉장히 기대를 걸었던 작품이긔.



하지만 미스터큐등에 밀려서 10% ~13%정도의 시청률이 나오는 바람에 원래 50부작 예정이던 드라마가 34부로 조기종영했긔.

그래서 정조 이야기는 나오지도 못하고, 사도세자의 죽음으로 끝이 났긔.

(시청자들이 조기종영 얘기를 듣고 항의 전하를 했더니 피디분이 왜 진작에 안보셨냐고 하셨다더라긔.;;)


드라마 시작했을때는 낯선 고어와, 선정적인 장면등이 나왔다고 논란이 좀 있었는데, 지금보면 전혀 논란될만한 여지도 없어 보이긔.ㅋ

그만큼 요즘 사극들이 달라졌다는 얘기겠죠.


하여튼, 이 드라마는 진짜 고증 甲이긔.


궁중의상을 거의 90%이상 고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긔.

색상을 다양하게 하고, 살짝 디자인을 수정해서 연기할때 움직임이 편하게 하는 정도일뿐,

대례복, 평상복, 상복, 침전복 등은 고증과 완전히 동일하긔.



특히 영조가 가체금지령을 내린 후 쪽진 머리에 족두리 사용을 장려했었는데, 그 족두리를 제대로 쓰고 나오는 드라마긔.







사진이 좀 작지만 족두리쓴거 보이시죠?

원래 첩지는 저 족두리나 화관을 고정하는 용도라고 하더라긔.

물론 족두리를 하지 않고 첩지만 하는 경우도 많긔.

이 드라마에서도 첩지만 할 때가 있고, 이렇게 족두리를 쓸 때도 있긔.



그리고,




관례를 치르지 않은 세손은 호건과 공정책을 쓰는데, 여기서도 관례를 치르지 않은 세손 정조가 호건과 공정책을 쓰고 나오긔.


하여튼 요즘 눈으로 보면 다소 소박하고 밋밋한 의상이지만,

오히려 그렇게 고증을 토대로 한 옷들이라 궁궐 복식의 품위를 보여준 것같았긔.


그리고 문헌 고증도 甲이긔.ㅋㅋ


우선 한중록등에서 엿볼 수 있는 고어를 그대로 쓰긔.


그래서 아래 영상들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사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사극의 말투와는 좀 달라서 낯설게 느껴지실거긔.

근데 익숙해지면 고풍스럽고 우아한 맛이 있더라긔. 

다만 고어가 너무 낯설다 보니 시청률이 부진했던게 아닌가 싶긔.


그리고 실록과 한중록에 굉장히 충실하긔.

간혹 화완옹주와 사도세자의 묘한 남매애(극중에선 화완옹주의 일방적 감정)같이, 

학계에서 색다른 의견으로 여겨지는 설도 포함시켰지만, 전체적으로 그야말로 정사에 가깝게 만들어냈긔.

주요장면들은 아예 실록을 그대로 옮겨왔더라긔

드라마적 변용으로 대사를 좀 줄이거나, 드라마틱하게 다듬은건 있지만 

해당부분의 실록을 펼쳐놓고 보면 그냥 그대로 영상화시킨거나 마찬가지긔.ㅋㅋ

(다만 그렇다보니 홍봉한이 좀 미화된 편이긴 한데, 그리 문제가 있을만한 미화는 아니긔.)


그래서 정조까지 이야기가 진행못된게 아쉽긔.

나중에 임충 작가님이 "홍국영"을 쓰시면서 못다한 정조 이야기 하려고 하셨는데 그것도 조기종영 당했죠.;

(근데  "홍국영"은 퀄 자체도 별로였긴 하긔.)






이 장면은 영조가 전위소동을 일으키는 장면이긔.


"대왕의 길"은 배우들 연기도 정말 좋았긔. 
신인급이던 윤손하도 호연이었고, 정순왕후 역을 맡았던 이인혜도 당시에는 아역배우였는데 연기를 잘했죠.
임호나 홍리나도 뭐라 말할것 없이 잘했고요.

근데 뭐니뭐니해도 정말 대단했던건 박근형님이긔!
저한테는 영조 = 박근형님으로 각인되었다긔.ㅋㅋ
외모도 영조 어진과 비슷했고, 강퍅하고 냉혹하면서도 왕과 아버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인간적인 영조를 생생
하게 그려내신다긔.
게다가 군왕으로서의 카리스마도 대단해서 눈만 마주쳐도 무릎꿇어야 될것 같더라긔.ㅋㅋ
그래서 영조가 살벌하게 소동을 벌일때마다 기가 빨리는 기분이었긔.ㅋㅋ



 


그리고 이건 사도세자에게 뒤주를 내리는 장면인데, 실록과 완전히 똑같긔.




 요즘은 사극들이 대체로,

 밑도 끝도 없이 대신들이 왕을 우습게 여기고, 왕은 그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어쩔수 없는 비극을 일으키는 식인데,

이 작품은, 이미 왕권을 강력하게 구축했고, 그 왕권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보다는 왕으로서 결단을 내리는 영조의 모습을 부각시켜서

최근 영정조 관련된 사극들에 비해 훨씬 신선하게 느껴지실거긔.

(근데 이게 정사라는게 함정이긔.ㅋㅋㅋ)



개인적으로,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런 식의 정통 사극이 꼭 만들어지길 바라긔.

요즘엔 정통 사극이 너무 없어서 많이 아쉽다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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