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언행이 일치될 때 가장 편하다고 봅니다. 만일에 언행이 일치되지 않으면 이미 했던 거짓말을 기억하려면 후속 거짓말을 낳고, 거짓말 때문에 고민하고 잠 못 이루고 자신을 망치고 개인과 기업, 사회를 망하게 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가장 편하고 자유스럽고 쉬운 것은 언행일치라는 길이고, 올바른 일을 할 때 가장 편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왜 저는 거꾸로 사람들이 어려운 삶을 사는지... 이게 작은 습관 때문에 너무나 고생들을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합니다.
조: 환경경영으로 좀 방향을 좀 옮겨 보겠습니다. '환경경영의 선두주자'라는 말씀을 듣는게 너무나 당연할 정도로 '우리강산 푸르게라는 캠페인'을 통해서 대한민국이 이렇게 푸른 나라가 되는데 큰 역할을 하셨는데요. 환경경영에 대한 뜻을 가지시게 된 원인은 어디 있습니까?
문: 제가 83년에 안식년에서 돌아와서 미국과 독일같은 선진국가들의 조림 사업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시민운동 차원에서 나무 심기 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초기에는 기업이 왜 나라 땅에 심느냐. 왜 나라 땅의 용도를 임지로 제한을 하느냐 그냥 놔두면 다양한 용도로 쓸 수도 있는데... 그래서 처음 10년간은 벌금을 내고 고생하면서 심었는데 나중에 그것이 우리사회에 거대한 숲 운동으로 발전하면서 오늘날 수백 만 명이 참여하는 생명의 숲 운동도 됐고요. 외환위기때는 13억 평 가까운 죽어가는 숲을 실업자 13만여 명을 동원해서 함께 가꾸는 그런 계기도 되고 그랬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 내에서 자원을 원천적으로 절약하는 경영을 수행하는 것이 진짜 환경경영이라고 봅니다. 남들이 다 출 퇴근을 할 때 우리 회사는 출 퇴근 안 해도 되는 회사로 바꿨고요. 재택근무나 현장 근무, 또 생산직도 남들은 300일을 회사를 나오는데 저희는 4조 2교대를 통해가지고 180일만 나오게하는... 이런 자원절약을 모든 경영 활동에 도입 한 것이 진짜 환경경영이고, 자원을 절약해서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지만 원가를 떨어뜨려 작업 환경을 개선시키고, 경쟁력도 높이면서 이익도 많이 나게 하는 그런 것이 진짜 환경경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경영자시면서 환경뿐 아니라 윤리 면에서도 모범이시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일을 하시고 그러면서 창조적인 기업 혁신을 통해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만들어 내셨는데... 이렇게 여러 분야에 걸쳐 활동을 조화있게 하시는 비결이 뭔가요?
문: 사람이 기업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가정의 일부고 지역사회의 일부인데 직장인으로만 끝난다는 것은 마치 왼손만 쓰다든가 좌뇌만 쓰고 우뇌라던가 감성을 무시하고 문화예술 철학을 무시하고 사는 사람과 마찬가지라고 보거든요. 조화 있는 삶이란, 왼손과 오른 손을 골고루 함께 쓸때 좌뇌와 우뇌가 함께 쓰일 때 균형이 있는 완성된 인간을 가능하게 하듯이 오히려 손발도 쓰고 머리도 쓰고 가슴도 쓰는,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3H' '핸즈(손)와 헤드(머리)와 하트(가슴)'를 다 쓰는 경영을 할 때 오히려 사람이 지치지 않고 에너지가 끊임없이 용출되고 그것이 경쟁력을 가져다주고 사회를 발전시키지 않나 생각합니다.
조: 다시, 글로벌 경영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우리 문사장님은 한국인 경영자를 중국이나 대만에 이미 수출하고 계신다면서요?
문: 과거에 킴블리 클라크가 중국 시장에서 마이나스 성장을 하다가 제가 가면서 30~40%씩 성장을 하다 보니까 고급 간부가 모자라는 거예요. 그래서 공장장이라던가 전체마케팅 부사장이라던가 주요지역의 영업 이사들이라던가 뭐 이런 분들을 전부 한국에서 수출을 했죠.
조: 북아시아 경영을 맡으신 이후 유한 킴벌리가 '아시아의 허브'로써 뿐만 아니라 내수 를 넘어 수출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들었습니다.
문: 네. 해외에 고급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저희 고급제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계기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중국에 진출한지 3년 만에 베이징에서 1위, 상해에서 2위 이렇게 유아용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요. 유아용품과 여성용품을 합해서 24개국에 저희 제품을 수출함으로써 이제 유한 킴벌리 하면 더 이상 내수기업이 아니라 아시아 일부는 직접 경영하고 일부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수출함으로써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수출기업으로 변신이 됐죠.
조: 네. 사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본사의 경영방침을 그대로 적용하는 글로벌리제이션을 추구하는데 우리 문사장님은 한국에서 성공한 한국적 모델을 해외로 수출을 하고 계시는데요, 이게 저희 학자 입장에서 이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문: 많은 기업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하나의 제품이 전 세계에서 팔릴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만약, 현지 경영자가 현지 소비자와 세계 소비자와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으면 우리는 김치를 먹어야 하는데 자칫하면 버터를 맨날 먹게 됩니다. 그 현지 경영자들이 오히려 문화의 차이, 소비자 욕구의 차이 이런 것들을 잘만 설득하면 한국이 오히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제품을 일본과 한국과 중국을 상대 해서 개발 할 수 있는데 여전히 미국이면 미국, 유럽 제품을 국내에 총판하듯이 판매만 하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입니다.
조: 그런데 그 중국은 '관시' - '인간관계'를 굉장히 중요시 하는 나라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우리 문사장님의 투명 경영, 윤리 경영하고 조금 부딪히는 부분들이 없으신가요?
문: 그래서 이제 초기에 많은 분들이 걱정을 했는데요. 불과 3년 반 사이에 관시보다 더 중요한 게 이제 투명 경영구나... 그리고 올해 3월 12일 날짜로 중국이 부패지수에서 한국 보다 투명한 나라가 됐어요.
조: 한국이 부패되었다기보다 중국이 빨리 개선되고 있는거죠...
문: 한국이 뭐 사실 더 나빠진 건 아닌데 중국이 더 빨리 좋아지다가 보니까 이제 중국에서도 관시만 믿고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중국은 '십일차년 계획’에서 '혼이 있는 경제'를 선언하면서 윤리경영, 환경친화경영, 투명경영, 지식경영을 아주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환경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에게 17%의 부과세를 매기고 있거든요. 작년 11월부터 갑자기 생긴 거예요. 우리 기업들이 노조가 없어서 중국에 진출했다고 하는데 이제 중국 근로자들 한테 평생학습을 안 시키는 기업이 고전하게 돼 있습니다. 중국이 우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걸 우리는 이해해야 합니다.
조: 문사장님은 튼튼한 윤리관과 가치관에 입각해서 훌륭한 경영성과를 내셨는데, 앞으로 우리 젊은이들이 문사장님을 선배로서 스승으로 모시고 문사장님의 길을 갈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충고를 해 주시면 어떻습니까?
문: 일단 대기업에 있던 중소기업에 있던 꿈을 크게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저희 시장보다 50배나 큰 세계시장 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될 것 같고요. 그 50배나 큰 시장도 내 것이 되려면 거기 진출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첫째, 다문화를 좋아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문화를 좋아하는 그런 개방성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폐쇄적으로 학연, 혈연, 지연만 따지는 사람은 절대 해외 못 나갑니다.
둘째, 다양한 언어를 좋아해야 합니다. 저희 세대까지만 해도 일부만 해도 됐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중국어와 영어를 못하면 국제 사회에서 굉장히 뒤지지 않을까 생각되구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상품과 서비스에만 브랜드가 있는 게 아니라 한국 젊은이들에게도 브랜드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유럽이나 미국, 호주에서 온 젊은이들보다 낫다'라고 할 때, 그걸 실천하는 책임은 우리 젊은이들한테 있다고 봅니다.
조: 오늘 문사장님과 함께 감동이 잔잔히 스며드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사장님과 시간을 함께 한 저 역시 경영자로써, 인간으로써 문국현 사장님에게 큰 감동과 감사를 받았다는 마음 전하면서 이 시간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