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국민에 머리숙여 사과해야"…평화적 집회 촉구
[CBS사회부 강현석 기자] 종교계와 학계 등 각계 주요 인사 32명이 최근 일련의 촛불집회와 관련해 '국민의 승리'를 선언하고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종교계와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 32인은 1일 오전, 서울 중구의 세실레스토랑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부가 패배를 인정하기보다 나라의 근본을 뒤흔들고 있다"며 "정부가 진심으로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촛불집회의)비폭력성과 축제적인 흥겨움, 수준높은 토론문화와 민주적인 결정 과정 자체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사건"이라며 "이 자체가 우리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명박 정부는 두 번이나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듯 했지만 모두 거짓이었다"며 "이명박 정부가 진심으로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계를 대표해 이 자리에 참석한 유경재 목사는 "정부가 오늘 우리 역사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제발 좀 파악하길 바란다"며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어서 다시 촛불이 켜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불교계를 대표한 화계사 수경 주지는 "정부의 국정운영이 정직하지 못하다"며 "오만한 태도로 국민을 대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너무 많이 실망했다"고 꼬집었다.
천주교계 김병상 신부는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고객으로, 고객이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를 거부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도 고객에 대해 물건을 사지 않으면 안된다는 식으로 폭력을 써가며 강요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 32인은 "오는 5일 촛불집회를 국민승리를 선포하는 대축제의 날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며 "지난 10일 못지 않은 대규모 인파가 모여 어느 때보다도 창의적이며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종교계 김상근, 유경재 목사, 불교계 수경 주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여성재단 박영숙 이사장 등 십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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