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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박태환]기자 24시- 박태환을 위한 변명
그리운계절
2009. 7. 28. 22:26
기자 24시] 박태환을 위한 변명 | |||||||||
로마로 떠나기 사흘 전인 지난 14일 박태환은 태릉선수촌에서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단 한 번의 열외없이 묵묵히 훈련을 하는 박태환을 보며 노민상 대표팀 감독은 나지막하게 얘기했다. "태환이는 이미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우승)을 달성한 선수예요. 그런데도 열심히 해주니 대견하죠. 어린 나이에 미팅도 하고 싶고 다른 것도 왜 하고 싶지 않겠어요." "그런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훈련을 시킬 수밖에 없는 게 감독"이란 말도 덧붙였다. 그랬다. `수영 영웅 박태환`은 `스무 살 박태환`보다 항상 앞서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라는 선수로서는 최고 영예를 차지한 뒤에도 그는 자유롭지 못했다. 박태환은 너무 지쳐 있다고 말한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는 달리 나는 혼자서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는 그의 고백은 수영계의 척박한 토양은 외면한 채 기적적으로 핀 한 송이 꽃만 바라본 모두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혹자는 수영선수가 수영을 잘 해야지 뭐하는 거냐고, 이제 한물간 것 아니냐고 쉽게 박태환을 비판한다. 그런 이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박태환이 당신들에게 어떤 존재였느냐고. 혹시 박태환을 신기록을 양산하는 수영기계쯤으로 착각한 건 아니었을까. 2006도하아시안게임, 2007멜버른세계선수권에 이어 2008베이징올림픽까지. 지난 3년간 물에만 들어갔다 나오면 기록을 세웠으니 그를 수영기계로 착각했을 법도 하다. 그는 기계가 아니다. 고장난 것도 아니다. 단지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박태환은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아주 큰 뱀인 아나콘다가 내 몸을 죄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그의 몸을 죈 아나콘다는 우리 모두가 아닐까. [스포츠레저부 = 곽승규 기자] mkkwak@mk.co.kr |
출처 : 소울드레서 (SoulDresser)
글쓴이 : ⓧ매가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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