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기오염, 서양화된 먹거리 탓에 피부는 수난을 겪고 있다.
비단 아토피가 아니더라도, 하얗고 부드럽던 피부가 점점 변색되고 거칠어져 걱정하는 여성들이 많다.
안양시 인덕원에 사는 주부 조미현(45)씨도 최근 얼룩덜룩해진 피부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복부 주위가 심하게 거뭇거뭇해지고 축 늘어져만 갔다. 조씨는 알레르기라고 판단해 피부과를 찾았지만 별로 나아지질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 한 공중목욕탕에서 만난 ‘때밀이 아줌마’를 통해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친환경 비누를 쓰고 때를 밀면 금세 낫는다”는 거였다. 아줌마는 “보습기능이 강한 바디샴푸 등을 쓴 뒤 때를 밀지 않으면 세제찌꺼기가 모공 속에 쌓여 피부가 숨을 쉴 수 없고, 그래서 피부가 변색되는 것”이라고 했다. 조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아줌마의 말을 따라 친환경 비누로 닦고, 1주일에 한번씩 피부 때를 밀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피부가 점점 하얗고 탱탱하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화제의 ‘때밀이 아줌마’를 찾았다. 안양시 인덕원역 근처의 한 사우나에서 일하는 이정옥(50)씨는 “19년간 수만명의 사람들 피부를 관리하며 터득한 노하우”라며 “한번 믿어보라”고 했다. 피부과 병원에서 일하는 여의사 선생님도, 신생아실에서 일하는 간호사들도 이씨가 권하는대로 해보곤 “효과가 있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이씨가 말하는 피부관리법은 이렇다.
먼저 피부에 낀 먼지를 닦아낼 땐 보습기능이 적은 비누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보습기능이 강하면 모공 속에 수분과 함께 세제 찌꺼기가 남아 모공을 틀어막는다는 것이다. 이씨는 “피부에 수분과 영양을 주는 것은 깨끗이 씻은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한다.
“가재손수건에 묻은 파운데이션을 보습기능이 강한 비누로 빨아봤지만 거의 빨리지 않았어요.
비누에서 중요한 건 보습보다는 세척이잖아요.”
이씨는 요즘 나오는 바디샴푸들은 피부에 미끈미끈한 느낌이 남아 계속 헹구게 돼 물도 낭비된다며, 수질오염도 덜 되고 물도 아낄 수 있는 친환경비누를 쓸 것을 권했다. 이씨가 가장 좋다고 주장하는 비누는 폐식용유를 재활용한 비누. 폐식용유와 양잿물을 2:1로 섞어 저어주면 굳어져 비누가 된다. 다른 세제 첨가물은 넣지 않는 게 좋다.
시중에 파는 비누라도, 보습기능 적은 비누를 쓰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단다.
이씨는 또 1주일에 한번은 완벽하게 때를 밀어줘야 피부에 낀 노폐물을 걷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내가 때 미는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가 아녜요. 이건 진짜예요. 너무 박박 세게 밀면 안 좋다는 것이지, 아예 안 밀면 노폐물들이 다 어디로 가겠어요? 모공을 틀어막아 혈액순환까지 방해하는 거에요. 머리가 자주 아프거나 사우나에 들어가도 땀이 잘 안 나는 사람들은 특히 주의하셔야 해요.”
이씨는 따뜻한 물에 30분 정도 때를 불린 후, 얇은 타울로 옅은 회색의 때가 나올 때까지만 밀어줄 것을 권했다. 하얀색 때가 나올 때 까지 밀면 피부가 상할 수 있으니 좋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1차로 까만 때를 밀어주고, 2차엔 처음보다 약한 강도로 중간색 때를 밀어주는 것이다.
때를 다 밀었다면, 피부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할 차례. 물기를 잘 닦고 30분~1시간 정도 오일마사지를 해주는 게 제일 좋다. “30분 이상 피부에 투자할 시간이 없다면, 그냥 바디로션을 바르는 게 좋아요. 오일은 골고루 마사지 해주지 않으면 피부 겉에서 맴돌아 끈적거리고 먼지만 끼어 더 지저분해지거든요.”
얼굴도 비슷한 방법으로 관리하면 되지만, 조금 더 연한 피부이기 때문에 때는 비누를 많이 묻혀 살짝 밀고, 평소 바르는 수분·영양 크림을 발라주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관리해온 이씨의 피부는 어떨까.
양해를 구하고 살결을 만져봤다. 피부에 코팅이 된 것처럼 매끈하고 보드라워 50줄의 아줌마 피부라고 믿겨지지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한 평범한 주부였지만, 남편의 사업실패 후 두 딸을 키우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는 이씨.
이씨는 “온 국민의 피부건강과 수질 개선, 물 절약을 위해 나만의 피부관리법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씨는 현재 한국신학대학교를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에도 한걸음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