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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계가 배우는 한국기업의 희망 "유한 킴벌리"> 문국현사장 서론글에서 발췌

그리운계절 2008. 7. 15. 18:56

 

- 이 책이 나온게 2005년도니까 당시는 정말 정치권에 발도 들여놓지 않은 순수한 경영자였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론에 써놓은 글들이 07년도 대선후보로 나와서 하셨던 말씀과 하나도 다르지 않고

 

강조하던 가치 또한 같아서, 그때그때 말 바꾸는 정치인들과는 달리 정말 경험에서 체득한 가치를 주장하시는 분이라

 

생각이 들어 간략하게 발췌했습니다 -

 

 

 

 

 

 

<세계가 배우는 한국기업의 희망 "유한 킴벌리">

 

 

 

 나는 이 지면을 빌어 그 동안 유한킴벌리와 함께 하면서 얻었던 몇가지 단상을 거칠게나마 정리하고자 한다.

 

 그것은 경영의 '역설' 에 관한 것이다. 나는 피상적으로 생각할 때 상식에 어긋나 보이지만 엄연한 현실로 존재하는 기업 경영

 

의 아이러니 함을 경험했다. 그것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째, 혁신적인 경영은 원칙에서 시작한다.

 

둘째, 기업의 사회성과 공익성 강화가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셋째, 기업의 효율성은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키움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원칙 없이는 혁신도 없다.

 

 

 

(개인적으로 청와대에서 매일 혁신을 부르짖는 인간이 봤으면 하는 조그만 바램입니다.

 

원칙과 철학이 혁신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실용이란 것이 철학과 원칙을 빼고난 것이 아니라

 

철학과 원칙을 지키며 혁신을 해가는 것이 실용이라는 걸 깨달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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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별명은 두가지이다. 대학 때는 '공자'였다. 썰렁하고 재미가 없는 데다가 항상 명분이나 공공성을 먼저 이야기하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또 하나는 '문풍진' 인데, 이 별명에는 사연이 있다. 유한킴벌리에 입사한 후 환영회식 자리에서의 일이다.

 

전무님이 나에게 노래를 시키셨다. 나는 노래를 못한다며 애국가를 부르려니 (네?? 뭐라구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안된다고 해서 희망가를 불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사의 어르신들은 어린 사람이 노인네 행세를 한다고 하시며 '문풍진'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별명들처럼 내 생활방식은 극단적으로 보수적이다. 사회생활의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술, 담배, 골프도 안한다.

 

 

 ..............

 

 

보수적인 성향의 나 같은 사람이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은 혁신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가 가장 기본적이면서 근원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논어 학이편에 '본입이도생' 이라는 말이있다. '근본을 세우면 방법은 자연히 생긴다'는 뜻이다.

 

 

.......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한 혁신

 

 

 나 때문에 우리 회사 영업사원들은 많은 고생을 했다. 내 선임 때는 회사에 싱글이 많을 정도로 골프도 장려하고 접대와 술도

 

장려했다. 그러나 내가 사장이 된 후부터는 식사 반주 외에는 술도 못 마시게 하고 , 골프 접대도 없앴다. 기밀비도 완전히 없애

 

고, 고정 판공비 없이 실비만 지원했다.

 

 

 당시 100여가지 관행을 청산한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영업사원들이 장사를 못하겠다며 난리들이었다.

 

 

 나는 그저 기본을 강조했다.

 

"유흥은 잠시 즐기면 끝이다. 고객의 회사 차원에서 경쟁력이 되는 새로운 기술, 매대 관리, 영업관리를 가르쳐주는

 

컨설턴트가 되라"고 제안했다.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얼마 후에 큰 마트로부터 주요 품목을 철수하라는 공식적인 연락을 받았다.

 

 이 상황은 6개월을 넘겼고 회사 주요 품목 20% 정도의 영업 루트가 막혔다.

 

 그 때 영업사원들은 갈림길에 놓였다. 그들은 고맙게도 '관습을 따르느냐, 경영자를 따르느냐'는 결정에서 나를 믿어주었다.

 

 

개개인의 스킬과 지식을 팔면서 견뎠고, 기술과 경쟁력으로 접근하면서 대리점과 독립 슈퍼들을 강화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이렇게 강화해놓은 소형 유통이 중요한 성공의 기반이 되었다.

 

 

 

 진정한 보수는 낡은 관습이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를 지키고 기본으로 회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혁신의 핵심은 사람

 

 

 우리는 기계는 하드웨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경쟁사들이 모두 대형유통 중심의 영업정책을 고수할 때 우리는 대

 

형에 의존하지 않고 5만 5천개를 커버할 수 있는 대리점 채널을 계속 강화해 나갈 수 있었다.

 

웬만한 중견기업도 쓰러지는 살벌한 환경에서 우리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사람 중심의 혁신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사회성이 수익성이다.

 

 

누군가로부터 "유한킴벌리가 기업을 이용해서 사회사업을 하는거 아닌가?"

 

라는 우려 섞인 질문을 받기도 했다. 기업 본연의 수익활동이 위축되는게 아닌가 하는 애정어린 걱정들이다.

 

 

 그러나 유한킴벌리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사회사업가가 아니라 경영자이다.

 

 다만 일부 기업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기업의 본질적 목표가 사회성을 희생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사회성을 통하여 기

 

업의 가치가 실현된다고 믿는 것 뿐이다.

 

 사회성과 공공성을 강화한 이후 유한킴벌리의 순이익은 50억에서 900억으로 18배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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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유한킴벌리야말로 시장경쟁, 자본주의의 정도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곡된 관행을 따라 관에 의해 언론에게서 보호받으며 유지되는 자본과 기업은 진정한 자본주의의 모습이 아니다.

 

 

 

 

 

 

사람과 효율성의 역설

 

 

 잭 웰치는 경영혁신과 효율적인 경영의 대명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많은 사업부를 구조조정 하면서 엄청난 인력감축을

 

감행했고 혁명적인 성과를 올렸다. 나는 잭 웰치의 사례가 미국 문화에서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회 안전망이 튼튼해서

 

그만둔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할 곳이 많은 배경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더욱이 미국 문화 속에서 잭 웰치식 인력감축은

 

유능한 인재를 더 유능하게 육성하여 다른 기업으로 분산한 사관학교의 기능도 했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와 문화의 현실에서 인력감축이 효율 경영의 대표적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본다. 기업이 사회적 안전망

 

늘리는데 위임받은 역할이 있는데, 그 책임을 도외시하고 경제적 성과만을 추구하는 것은 그 기업 자체에게는 단

 

기적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사회전체를 봐서는 손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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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회사의 자원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사람'을 이야기하겠다.

 

나는 사람을 해고하는 것을 싫어한다. 해고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다른 역할이 없는지 생각한다.

 

한가지만 보면 그 사람은 일을 함께 못할 사람이지만, "이쪽에서는 안됐지만 저쪽에서는 맞지 않겠는가?"라는 유연한 사고

 

하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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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된 기업 문화 속에서 직원들은 완전한 자유인이 되어 창의성을 발휘한다.

 

그래서 우리가 연간 7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P&G보다 몇 년 씩 앞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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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보수'는 이런 생각들인 것 같아요.

 

 

 '한 나라와 민족이 지켜야할 가치와 기본'을 분명히 하는 것, 그 안에서 혁신을 감행하는 것.

 

 기업에게 자율을 주되 책임 또한 묻는 것. 이것이 제대로 된 보수고 자본주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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