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그리고 이야기

[스크랩] 열 다섯 살 꿈의 교실, 3부 - 꿈을 꿔도 괜찮아 (스압)

그리운계절 2009. 5. 3. 19:26






혹시, 이런 학교는 어떻겠습니까?
고개 들면 천장 대신 파아란 하늘.. 공부하다가도 언제든 하늘을 볼 수 있다면..



공부가 지겹고 교실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 언제라도 복도에 나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다면..
개성도, 능력도 조금씩 다르고 튀는 아이들. 그래도 함께 어울려 즐거울 수 있다면..



물론 골치아픈 과목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야겠죠.
우리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학교는 이런 곳일까요?



오고 싶은 학교. 즐거운 교실. 우리에겐 꿈이지만 이미 세상 어딘가에선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한 여학교의 체육 시간. 체조 선수들도 아닌데 옷까지 제대로 갖춰 입고 아이들이 멋지게 매트 위를 납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매트 양 옆으로 줄줄이 앉아 있는 학생들.
가까이서 보니 긴 도화지에 달라붙어 그림을 그리고 있군요.



그림만 봐서는 딱히 뭘 그렸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덤블링하는 친구들을 보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린다는데, 닮은 그림은 하나도 없네요.
똑같은 대상에서 아이들은 각자 다른 걸 본 모양입니다.



체육 시간인 줄 알았더니 미술 시간인가요.
완성된 이 그림들은 지금 덤블링을 하는 아이들이 그린 겁니다. 한 수업시간에 역할을 바꾸어 가며 그림을 그리는 겁니다.
체육도 아닌, 그렇다고 미술도 아닌 아리송한 수업 시간. 대체 왜 이런 수업을 하는 걸까요?











모니터에 피카소의 작품이 걸린 걸 보니, 지금 미술 감상 시간.. 쯤 될까요?
학생들은 한창 피카소 그림에서 각자 느낀 점들을 얘기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면 선생님의 입에선 간간히 낯선 언어가 섞어 나옵니다.
사실, 이 분은 미술 선생님이 아니라 스페인어 선생님. 그러니까 지금은 스페인어 수업시간인 거죠.

아이들은 피카소 그림에 쓰인 색깔들을 스페인어로 바꾸어 배웁니다.
얼마 전만 해도 단순하게 반복하고 외워야 했던 스페인어. 아이들은 요즘 스페인의 화가 피카소의 작품을 감상하며 감각적으로 배우고 있죠.



“저희는 교육과정을 새롭게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서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던 과목들. 예를 들어, 역사와 미술, 스페인어와 체육.. 이런 과목들을 합치고 있죠.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각 과목을 따로따로 단순 반복하며 배우는 대신 여러가지 과목들을 통합적으로 사고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과목이 뒤섞여 경계가 모호한 수업들. 우리에겐 낯설지만 요즘 유럽의 교실에선 흔한 풍경입니다. 시간표에 딱딱 구분되어 있는 과목 간의 벽이,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로막는 장애벽이 된다는 거죠. 심지어 그 재미없는 수학 시간도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요즘 로마식 타이 문양으로 피타고라스를, 색종이로 이차 방정식을 배웁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학교 하나.
건물 내부도 꼭 그림 같습니다. 창틀이며 바닥이며 모두 파스텔 풍, 그런데 이 색깔이 아주 중요합니다.

몇학년 몇 반 대신 색깔별로 그룹이 편성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 중, 노랑 팀의 교실입니다. 한 교실에 어린 초등학생이 있는가 하면, 중학생 쯤 되는 학생들도 보이고 그 보다 더 높은 고학년도 있습니다. 이 학생들 모두가 같은 팀이죠. 우리에겐 한 교실에 같은 학년이 모이는 게 상식인데, 이 학교에선 아닙니다.



이 교실에서도 어린 학생이 선배들과 마주 앉아 공부를 하고 있군요.



“이 반은 6학년에서 9학년까지 있어요. 네, 이 반에요. 얘는 7학년이고 저는 9학년이죠. 보통 때에는 6학년들도 있구요. 전부 섞여 있어요. 다른 반도 다 이래요. 우린 매일 만나죠. 한 그룹으로 함께 있으니까요.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죠.”



동생은 언니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고, 갓 입학한 아이들이 시끄럽게 해도 누구 하나 나무라는 언니, 오빠가 없습니다. 학교를 좋아하고 학교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아이들만이 창의력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 이 학교만의 풍경이죠.



“각 그룹별로 1학년부터 9학년까지 160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오래 함께 있다 보면 서로가 서로를 잘 알게 되고 형제 자매처럼 지내게 되죠. 어린 아이들은 상급생들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고 상급생들은 어린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이 가족적인 분위기가 되는 건, 그건 아이들에게 굉장히 긍정적 요인이죠. ”

 

 

 





영국의 런던 외곽에 있는 한 중학교 교실.
아이들 얼굴이 호기심 반, 긴장 반입니다. 매주 있는 과학 시간이지만 오늘따라 뭔가 분위기가 다릅니다.

아이들과 선생님만 있던 교실에 왠 낯선 아저씨가 들어 왔거든요.



과학 선생님은 멀찌감치 지켜만 보고 계시고, 수업은 이 낯선 아저씨가 합니다. 직업이 예술가라더니, 수업도 예술가 같이 합니다.



과학인지, 예술인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은 이 낯선 수업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답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떠드는 아이들.

수업 교재는 빛의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사물들의 영상들. 빛과 사물, 과학과 예술에 관한 아이들의 고정 관념을 깬 수업이죠.



“학생들에게 자극을 주는 역할이죠. 제가 비디오 아티스트로써 알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을 교실 안으로 가져와서 학교가 가지고 있는 장비를 좀 색다른 방법으로 이용해 보려 하는 겁니다. 그게 이 곳에서 제가 할 일이죠. 이 수업에선 앞으로 평범한 도구들을 평범하지 않은 방법으로 사용하게 될 거예요.”



잠시 후, 강사가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나누어 줍니다. 두 명씩 한조가 되어 카메라 한 대씩을 받는 아이들. 이 평범한 카메라를 어떤 방법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번 프로젝트 수업에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알아서 주변의 사물에 빛을 비추고 사진을 찍어 냅니다. 모니터 속엔 평소 보던 사물과 다른 이미지가 담깁니다. 빛의 원리는 과학이지만, 그 빛을 이용해 찍는 사진은 아이들의 창의적인 예술 작품이 되는 거죠.



“이 프로젝트는 과학 수업 시간을 외부 강사와 함께 하는 겁니다. 빛을 바라보는 색다른 방법에 대해서 공부해 보는 거죠. 그래서 학생들 관심을 과학에서 예술로 끌어 올리면서, 그 둘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게 목표예요. ”



학교 밖의 예술가가 학교에 들어와 아이들의 잠재된 예술 능력을 깨워주는 수업. 지루하던 교실은 이제 신기하고 흥미로운 공간으로 바뀝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만을 받던 아이들에겐 신선한 자극이 되죠. 바로 영국의 학교와 정부가 손을 잡고 만들어 낸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의 효과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쉽이 학교에 도입되면서 닫혀 있던 학교문이 외부를 향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딱딱한 수업과 교실을 벗어나 아이들의 상상력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아이들은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한 구조물을 만들어 냈고 애니메이션과 뮤직비디오도 멋지게 만들었죠.

미술가와 과학자, 영상 전문가 등의 편작 예술가들과 아이들이 일정 기간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였습니다.
기존의 학교에 없었던 새로운 수업 방식은, 아이들에게 같은 사물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하고 아이들다운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그 상상력을 표현하는 방법들을 스스로 찾아내게 한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능력과 태도를 길러 주는 겁니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들이 팀에서 또 효율적으로 일하고 의사소통을 잘하고 위험에 도전하는 자신감을 갖고 아이디어와 끈기로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려는 겁니다.”

 






현재 영국 모든 학교의 화두이자 교육의 키워드는 '창의적인 상상력'입니다. 그 배경엔 영국이 안고 있는 고민이 있습니다.

지난 200년간 첨단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불리던 영국. 그러나 그 밑바탕이 되던 천연자원은 고갈되었고 제조업도 쇠퇴의 길을 걷고 있죠. 그러한 영국을 일으켜 세운 건, 바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창조 산업이었습니다.



먼저 너무나 유명한 해리포터 시리즈. 첫 출간된 97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3억 7천만권이 팔렸고 무려 3백조가 넘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줬습니다.



그리고 패션이 있습니다. 크리스찬 디올의 존 갈리아노를 비롯한 쟁쟁한 디자이너들이 세계 패션 산업을 주도하면서 영국은 일약 패션 강국으로 도약했습니다.



성능보다 디자인으로 엄청난 히트 상품이 된 mp3 제품. 21세기 산업 디자인의 꽃이라 불리는 이 디자인도 영국인의 손 끝에서 탄생했습니다.



지난 10년, 영국의 창조 산업은 2배 이상 성장해 현재 GDP의 1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창의경제 시대입니다. 아이디어가 중요한 시대에 모든 경제 문화에는 혁신의 문화가 필요합니다. 좁게 본다면 아이디어가 중요하지만 창의성이란 것이 바로 그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실체로 만들어 내는.. 그렇기 위해서는, 창의적 문화, 열린 문화의 나라를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당연히 교육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정부 부서뿐 아니라 영국 전역에서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죠.”

교육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려는 정부의 노력은, 학교에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런던 남부에 있는 한 명문 여학교. 이 곳에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없던 교실이 생겼습니다.



납 땜질에 한창인 이 손의 주인공은 바로 11학년, 우리로 치면 고1인 열 다섯 살 여학생입니다.



다른 학생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도 하나같이 연필이 아닌 공구들.
인문계 고등학교. 게다가 여학교인데 우리의 남학교에서도 보기 힘든 살벌한 공구들이 가득합니다.



대부분이 캠브릿지나 옥스퍼드 등 명문대를 지망한다는 학생들. 익숙한 듯 위험한 기계들도 익숙하게 다룹니다.



한 쪽에서 그걸로 어떤 모양을 만들지 디자인을 하는 동안 한 쪽에선 새로운 기계를 다루는 법을 배웁니다.

기계도, 목공에도 능숙한 여학생들. 이건 몇 몇 특이한 취향을 가진 학생들만의 취미 활동이 아닙니다. 정규 과목은 디자인의 한 분야죠. 저학년 때부터 하나 둘 기술을 손에 익혀온 아이들. 고학년이 되면 자기 작품은 직접 만들 정도가 됩니다. 이론 수업도 병행해 왔습니다. 자기만의 상상력을 디자인하기 위해서 말이죠.



“디자인과 기술 수업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만들 것인가 상상하게 해 줍니다. 창의적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것의 의미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주죠. 결국 자신이 원하는 독특한 디자인, 자신만의 개성을 발견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떤 아이는 키가 크고, 어떤 아이는 피부가 까맣습니다. 영국의 학교에서 디자인이란, 미래의 디자이너를 만드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제각기 다른 아이들이 서로 다른 꿈을 꾸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제작진은 한국을 비롯해, 네 나라의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창의력 테스트를 실시해 봤습니다. 불완전한 상태로 주어진 선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통해 그림을 완성하는 표준화 된 도형 검사. 단순한 문제 풀이 능력이 아닌 창의력의 차이를 알아보는 검사 방법이죠.



과연 각 나라별 교육 스타일이 학생들의 창의력에 영향을 미칠까요?
이 검사만으로 그 나라 학생 전체를 말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테스트 결과 분명히 나라간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검사 결과 높은 창의력 수치를 보인 나라 학생들의 테스트 용지입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더 새로운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해냈는지, 얼마나 독특하고 정교한지 등을 분석한 결과, 전 항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나라가 있었습니다.

바로, 스웨덴입니다.


 

 








스웨덴의 푸투름 학교. 우리의 초-중등 과정이 합쳐진 통합 학교 제도에 따라 1학년부터 9학년까지 한 학교에 다니고 있죠.



사람들은 이 학교를 일컬어 미래형 학교라 부릅니다.
말 그대로 20세기식 학교의 모든 것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파격적인 학교라는 의미죠.



우리 같으면 이미 수업을 하고 있을 시간.



아이들은 수업을 시작하기 전 30분간 먼저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숙제를 하는 게 아닙니다.

학생들은 오늘 내가 무슨 과목을 얼마나 공부할 지 공부 계획표를 짜고 있는 중입니다. 이 학교의 6학년 이상 학생들은 이렇게 자신의 하루 공부 계획을 자신이 직접 짜고 있습니다.



“저희는 매일 시간 계획표를 짜요. 매일요. 날마다 이걸 작성하죠. 먼저 정기적인 주간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따라 하루 계획을 짜는 거예요. 금요일이면 주중에 무엇을 잘했고 잘못했는지 평가도 직접 해요.”



아이들이 그 날의 계획표를 완성하면 선생님은 점검만 해줍니다. 혹시 빠뜨린 점이 있으면, 이렇게 보충해 주기도 하죠.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수업, 똑같은 공부 분량이 일방적으로 지시되는 우리 학교와는 정말 딴판이죠.



수업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자기 기획표에 따라 흩어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종일 한 교실에 앉아 공부하는 것과는 달리 모든 수업은 이동 수업으로 진행되죠.



수학 교실. 각 그룹에서 수학을 선택한 아이들만 모였습니다. 같은 과목이라 해도 같이 진도를 나가고 똑같은 수준의 문제를 푸는 것은 아닙니다.



“전 얘랑 수학책이 달라요. 제가 좀 더 높은 수준이죠. 책마다 내용이 같아도 문제 수준이 다르거든요. ”




각 과목마다 수준별 단계가 있고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그 단계를 넘어가게 됩니다.



수업이 한창인 시간, 그런데 복도에 나와 앉아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혹시 떠든다고 교실에서 쫓겨나기라도 한 걸까요? 아예 탁자에 자리를 잡은 아이도 있습니다.



“여기 앉아서 책 읽고 있는데요. 모두 교실 안에 앉아 있어야 되는 건 아니거든요. 저 안에서 수업하는 애들이 시끄럽게 해서 나왔어요. 가끔 책을 읽고 싶으면 이렇게 교실 밖으로 나오기도 해요. ”



수업에 능률이 안 오를 때면 억지로 교실에 앉아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꼭 교실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어디서든 공부할 거라 믿어주는 겁니다.



이 학교의 특징 중 하나는, 이처럼 공간 뿐 아니라 시간의 틀까지 깼다는 겁니다.

남들 다 밥먹는 점심시간에라도 원한다면 이렇게 따로 악기 공부를 할 수도 있죠.



학생 개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학교. 학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수업이 있습니다. 바로 공예 수업입니다.



이번에도 또 뭘 결정해야 한다는 군요. 이 학교엔 정말이지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게 정말 많습니다. 공예 시간도 단지 백지 한장만 주어집니다.



무엇을 어떤 크기로, 어떤 디자인으로 만들지 스스로 생각해 내어야 합니다.



왠만한 기능 전문 대학을 능가하는 공예실. 이 학교에서 공예는 중요한 다른 과목에 밀려 이름만 남는 과목이 아닙니다. 우리와는 반대로, 고학년이 될수록 의미가 커지죠. 바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갈고, 다듬고,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열 다섯 살 아이들이 뭐 얼마나 대단한 걸 만들겠습니까. 그러나, 열이면 열 아무도 똑같은 것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른 생각 자체가 바로 독창성입니다.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모든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니까요.”



모든 과정엔 자율이 주어지지만, 평가는 엄격합니다. 점수는 얼마나 잘 만들었느냐 보다 얼마나 독립적으로 일을 끝까지 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가르칠 수 있는 모든 기술과 과정을 가르치고 그 후엔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고, 마지막엔 각자의 책임을 묻는 거죠.



이처럼 온갖 파격과 발상의 전환으로 꽉 찬 푸투름 학교. 새로운 밀레니엄의 첫 해였던 지난 2000년, 개교를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고민의 결과는 바로 '푸투름'이라는 학교 이름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학교란 어떤 모습이어야 할 지 생각해 봤죠. 푸투름이란 단어는 스웨던어로 미래를 의미합니다. 이 학교를 지을 때부터 미래를 생각했던 거죠. 그 결과는 창의적인 학생들이었습니다. 미래 사회는 스스로 계획하고 책임을 지고 다른 이들과 협동하여 일하는 사람을 요구할 것입니다. 미래에 다가올 새로운 형태의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연습시키는 게 바로 학교의 의무죠.”



미래라는 이름의 학교. 그 이름에 걸맞게 학교는 먼저 콘크리트 벽과 무채색 투성이던 학교 내부부터 확 바꾸었습니다.
답답한 교실 인테리어로는 아이들의 잠재된 창의력을 기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죠.



같은 나이가 같은 반이라는 고정 관념도 버렸습니다. 여러 학년을 섞어 색깔별로 다섯 개의 그룹으로 나눈 거죠.



그 중, 노랑 팀의 수업 시간. 각자 시간표에 따라 따로 공부하던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여러 학년이 섞여 함께 수업을 하는 테마 프로젝트 시간.



조별로 각각 하나씩 소 주제를 골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수업이죠. 지난 주 역사에 이어 이번 주 테마는 이 학교가 속한 지역의 하보 지역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모든 것.



이 팀은 그 중 무역과 운송을 골랐군요.



개인의 자율과 독립성만 존중된다면 아이들은 모두 제멋대로일지 모르죠. 그런데 따로 놀던 아이들, 모아 두니 달라집니다.
아이들은 무슨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얻을지 토론하고 역할 분담도 합니다. 자율과 개성도 중요하지만 서로 협동해 풀어야 할 문제도 있다는 걸 아는 거죠.



“테마 프로젝트는 학교 밖의 세상까지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 주죠. 그러면서 사회적인 삶을 접하고 또 직장 생활에서처럼, 그러니까 회사에서 하듯이 여러 사람이 그룹을 지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토론을 끝낸 아이들이 각각 흩어져 시내로 나갑니다. 그 중 한팀을 따라가 봤습니다.



아이들이 찾은 곳은 마을에 있는 승마 용품 가게. 그런데 승마 용품만 파는 줄 알았더니 음식 배달 서비스도 한답니다.



즉흥적인 질문을 하자니, 더 쑥스러운 아이들. (^^)



아이들은 내친 김에 계획에 없던 부업까지 파고듭니다.



복도와 교실의 경계가 없듯, 학교 밖도 이 아이들에겐 교실입니다.



“아이에게 자유를 준다고 합시다. 자유에는 계획이 따르고 자기만의 동기가 따릅니다. 자유를 주는 것은 아이에게 자립심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한 인간으로써 자주적인 사람들은 창조적인 사람이 될 수 있죠. 왜냐하면 자유롭게 사고하니까요.”



 

 







아이들이 좀 과격하게 놀고 있습니다. 이유 없이 쫓고 쫓기고, 그러다가 춤도 춥니다. 그냥 노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아이들은 몸을 풀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은 체육시간, 이 학교에선 똑같은 체조로 시작하는 법이 없습니다.



준비 운동이 끝나고 나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체육 수업.
수업이라고 해야, 역시 중구난방입니다. 채와 공을 이용한 구기 종목 시간. 배드민턴을 치고 싶은 사람은 배드민턴을 치고, 라크로스를 하고 싶은 사람은 라크로스를 합니다.



이런 학교 분위기에서 9학년을 맞은 로산나. 로산나는 열 다섯살이 된 올해, 자신의 꿈을 찾았습니다.



우리의 열 다섯살을 생각하면 그 나이에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싶은데, 로산나는 어떻게 자기 꿈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테마 수업시간입니다. 각자가 일정 기간동안 특정 테마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오늘 발표합니다.



이번 테마수업의 주제는 바로 사진으로 나를 표현하기.



열 다섯살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어떤 아이인지, 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 지를 생각하고 표현하는 기회를 주는 거죠.



로산나도 사진 한 장을 준비해 왔습니다.



“전 여기서 멀리 떨어진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자랐어요. 그건 제 인생에서 아주 큰 부분이예요. 거기서는 모든 것들이 다 평온하고 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여기 와서도 잘 지낼 수 있었죠. 그게 제가 느낀 전부고, 그걸 이 사진에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마도 이런 수업들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을 찾고 드러내는 것에 익숙해지고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거겠죠.



로산나는 자기 자신을 음악이라는 데에서 찾았습니다.

12살 때 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들으며 자신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로산나.



나만의 음악을 만들고 싶어 혼자서 작곡법도 터득했습니다.
벌써 직접 작곡한 곡도 몇 곡 된답니다. 그리고 올 여름, 가장 하고 싶어하는 것을 찾았습니다.
음악에 나만의 느낌과 감성을 덧붙이는 프로듀싱에 매료된거죠.



“저 혼자서 음악을 작사 작곡하면서 혼자 프로듀싱을 했구요. 또 여러가지 곡이랑 앨범을 프로듀싱해서 모아 놨어요. 제가 해온 결과물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뿌듯해요. 혼자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아주 즐거운 작업이죠. 만약에 이걸 하지 않았다면 지루하고 허전했을 거예요.”



각자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나이.



...아마도, 열 다섯살이란 그런 나이가 아닐까요?


 





열 다섯 살.. 개성도 다르고 능력도 다르고 각자가 가진 답도 다릅니다. 따로, 또 같이. 꿈을 꾸게 하고 그 꿈을 키워주는 교실.



정해진 똑같은 답을 묻는 대신, 너의 생각이 무엇인가를 먼저 묻는 것이 그 시작이 아닐까요?




세상의 어떤 아이들은 열 다섯 살이 되면 1년을 맘껏 놉니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시작하기 전, 잠시 숨을 고르고 쉬어가는 시간.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꿈을 생각할 여유를 갖는 거죠.



그리고 또 세상의 어떤 열 다섯 살 아이들은 남들보다 먼저 앞서 나가기보다 다 같이 한 걸음 내딪는 법을 배웁니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함께 있는 교실에서 함께 꿈을 키워가고 있죠.






어쩌면, 우리가 보았던 교실들이 다 정답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없는 한 가지가 그 곳에는 있습니다.



열 다섯 살 아이들의 꿈의 교실. 바로 꿈을 꿀 수 있는 교실이죠.



우리 아이들. 언제쯤 꿈을 꿔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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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만들어둔 건데 검색해보니 소드엔 올리지 않았길래 뒤늦게 올려 봐요^^ 다른 편은 많이 돌아다니던데 3부는 잘 보지 못해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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